“매우 강한 비” 2025년 장마 본격 시작…기상청, 긴장감 높이는 발표
비 쏟아지는 서울 전경 자료 사진 / 뉴스1
올해 장마가 예년보다 빠르게 시작됐다. 지난 12일 제주도에서 장마가 시작된 데 이어, 오늘(13일)부터는 남부지방에도 많은 비가 내리며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됐다. 기상청은 주말인 내일(14일)부터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제주도의 장마 시작일은 평년(6월 19일)보다 일주일 정도 빠른 6월 12일이었다. 기상청은 이번 장마가 다소 이르게 시작한 만큼 향후 한 달 이상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기상청은 “13일부터 주말까지 계속해서 비 소식이 이어지며, 날마다 비가 내리는 원인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13일에는 차고 건조한 공기 위로 열대 수증기가 유입되며 강수대가 형성되고, 15일에는 한랭전선이 지나면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밤사이 더 강해지는 ‘하층 제트기류’가 고온다습한 공기를 북쪽으로 밀어올리면서, 밤부터 새벽 사이 강한 비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13일 새벽부터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으며, 오후에는 충청과 영남 지역으로 확대되고, 밤에는 수도권까지 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14일부터는 전국적으로 강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은 다음과 같다.
- 제주도: 최대 250mm
- 남해안: 최대 120mm
- 그 외 남부지방: 최대 100mm
- 중부지방: 60mm 내외
쏟아지는 비에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는 시민들 / 뉴스1
특히 제주도는 13일 밤부터, 남해안과 지리산 인근은 14일 새벽부터 시간당 30~50mm의 매우 강한 비가 돌풍과 벼락을 동반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충청과 그 외 남부지방에서도 시간당 30mm에 달하는 국지성 호우가 예상된다.
비는 14일 밤 한 차례 소강 상태를 보이겠지만, 일요일인 15일 오후부터 다시 강한 비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와 한반도에 머물던 따뜻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비구름대가 발달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월요일 오전까지 폭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아직 남부와 중부지방은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현재 강수는 정체전선보다는 열대 수증기의 유입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올해 첫 태풍인 ‘우딥’도 간접적으로 이번 강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1일 필리핀 서쪽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 우딥은 중국 남부를 향해 북상 중이며, 다음 주 초에는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전망이다.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태풍이 남긴 고온다습한 수증기가 한반도로 유입돼 주말 후반에 전국적으로 강한 비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제주시 봉개동 절물자연휴양림에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 모습 (자료 사진) / 뉴스1
기상청은 이미 지난달 발표한 3개월(6~8월) 전망을 통해 “2025년 여름철 강수량은 평년보다 많을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 6월: 평년(101.6~174.0mm)보다 많을 확률 40%
- 7~8월: 평년 수준일 확률 50%
이는 북인도양과 서태평양 해역의 수온이 높아지며 우리나라 남동쪽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하고, 이로 인해 고온다습한 남풍이 유입되는 현상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기온 역시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 6월: 평년(21.1~21.7℃)보다 높거나 비슷할 확률이 각각 40%
- 7~8월: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
기상청은 장마철 비 피해를 줄이기 위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산사태 위험지역, 침수 취약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철저히 대비하고, 배수구 점검, 우산과 우비 등 장마철 필수품을 미리 준비해둘 것을 권장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예측이 어려운 국지성 폭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기상 특보나 긴급 재난 문자에 더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